석유시장 패닉 지속, WTI 10달러…브렌트 20달러 깨져
전날 사상 처음 '마이너스 유가' 기록한 WTI 47.64달러 급등
산유국 유가 안정화 비상 조치 vs 추가적인 유가 하락 불가피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2020-04-22 10:01:05
국제유가가 공급과잉에 따른 저장시설 포화 우려로 하락했다.

전날 사상 처음 '마이너스 유가' 기록한 WTI 5월물은 10달러 수준까지 회복했으나, 6월물이 43% 폭락하면서 패닉 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브렌트 유가는 2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7.64달러 급등한 10.01달러를 나타냈다. 1999년 2월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WTI 5월물은 이날 만기이며, 6월물은 전일대비 배럴당 8.86달러 하락한 11.57달러에 가격이 형성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Brent) 유가는 전날보다 6.24달러 하락한 19.33달러에 거래됐다. 석유시장 전문가들은 "브렌트 유가가 20달러 밑으로 내려온 것은 미국 원유시장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이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중동산 두바이(Dubai) 유가는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3.41달러 하락한 17.37달러에 마감했다.

▲ 자료=한국석유공사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가 지난 12일 회의를 통해 5∼6월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지만, 석유시장 불안은 가중되는 양상이다.

석유시장 전문가는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원유 수요량이 하루 3000만 배럴 정도 감소한 상황"이라며 "유조선에 실린 채 바다 위에 떠돌아다니는 원유 재고량만 1억6000만 배럴 규모"라고 추정했다.

미국내 석유 저장시설도 포화 상태다. 4월 현재 미국 쿠싱 지역 저장시설 충유율은 70% 수준이나, 실제 이용 가능한 저장시설은 이미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쿠싱 지역 터미널 탱크 임대 계약률은 100%에 도달해 신규 이용자가 임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은 저장용량은 1500만 배럴 수준이라는 관측이다. 남아 있는 저장 용량도 현재 쿠싱으로 이송중인 원유가 충유될 예정이다.

주요 산유국들은 유가 안정을 위한 비상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석유산업 보호 의지"를 피력하며 트위터를 통해 "미국 에너지부 와 재무부에 석유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계획을 수립할 것"을 지시했다.

사우디는 내각 성명을 통해 "석유시장 안정화를 위해 OPEC+ 및 기타 산유국들과 협력해 유가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유가 폭락은 투기적 활동에 따른 것"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시 다른 산유국들과 협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추가적인 유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유시장 선물 투자자들은 6월물을 건너뛰고 7월물로 이동하는 분위기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6월물 만기날인 5월 19일까지도 원유 공급과잉이 해소되긴 어렵다는 시각이 시장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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