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사업 잡고 위험 분산"…OCI, 출구전략 효과 기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고순도 과산화수소 급성장세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신약 파이프라인 투자 등
동시다발적 투자로 사업 악화시 위험부담 낮춰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2020-04-21 15:06:42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대규모 적자로 벼랑끝에 내몰린 OCI가 반도체 소재사로 거듭난다. 태양광 사업에 집중한지 5년 만에 나선 체질개선이다.

OCI는 오는 5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2분기 중 포스코케미칼과 합작사를 설립, 반도체 세척에 사용되는 고순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한다. 반도체 소재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생산설비 증설로 덩달아 급성장세에 올라탔다.

OCI의 이번 체질개선은 그간 한 우물만 팠던 전략에서 성장세에 올라탄 다른 사업분야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위험이 분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OCI 군산공장[사진=OCI 홈페이지]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OCI는 오는 5월 전라북도 군산 폴리실리콘 공장에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앞두고 가동 일정을 조율 중이다. 올해 1000톤 생산하고 2022년에 5000톤까지 생산량을 늘린다.

고순도 과산화수소사업은 반도체 소재사로 거듭나기 위한 중장기 성장발판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식각과 세척에 사용되는 고순도 과산화수소는 2분기 포스코케미칼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2022년에 상업생산한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소재의 성장성을 보고 반도체 원재료, 세척 제품 등에 뛰어든 것"이라며 "기존 플레이어들의 동향을 보며 잘 판단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고순도 과산화수소는 수익과 성장 면에서 모두 안정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의 경우 장기공급계약이 체결되면 OCI의 경쟁 사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OCI는 국내 유일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제조사다. 조금만 흡집이 나도 불량으로 분류되는 반도체의 특성 때문에 태양광용보다도 고순도가 요구도는데 OCI는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에 필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지난해 7월 일본이 반도체 핵심원료 수출을 규제했을 때 국산화 소재로 키워할 주력 품목으로도 주목받은 바 있다.

시장 수요는 태양광용의 1/13에 불과하지만, 성장세가 뚜렷하다. 가격은 kg당 30달러대로 현재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인 kg당 7.12달러와 4배 이상 차이난다.

OCI는 고순도 과산화수소 공장이 완공되는 2022년까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후에는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에 속도를 내 반도체 소재사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OCI의 과산화수소 생산규모는 8만5000톤(익산공장)에 달한다. 앞서 2017년 OCI는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 관련 반도체 실리콘의 식각률을 높이는 기술을 지적재산권으로 등록하기도 했다.

전남 광양공장 내 4만2000㎡ 부지에 과산화수소 생산공장 구축이 완료되면 연산 5만톤 규모의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에 나선다. 5~6월 중 포스코케미칼과 합작사를 설립, 추후 고품질 원료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생산설비 증설로 초고순도 과산화수소 등 공정소재와 재료 시장도 급성장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133조원을, SK하이닉스는 120조원을 투자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다만 신규 고객사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 난관으로 지목된다. 일반적으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장기계약 형태로 공급된다고 알려졌다. 독일 바커, 일본 미쓰비시화학 등 앞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확대해 온 생산기업 10곳을 뛰어넘을 경쟁력을 갖추는 게 과제로 떠오른다. 고순도 과산화수소도 다른 생산업체와의 경쟁이 가속될 전망이다.

◇ 폐배터리, 제약·바이오 등에도 발들여…신사업 위험 분산

OCI는 반도체 소재 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및 제약·바이오 영역에도 발을 들였다.

OCI는 그간 태양광 등 한 우물로 전문성을 키워왔다. 하지만 이번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국내 생산 중단 및 구조조정 사태에서 보듯 한 우물로 인한 위험 부담도 엄청났다.

화학업계 관게자는 "이번에 다양한 영역으로 발을 넓힌 건 신사업으로 인한 위험부담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OCI는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그룹과 손잡고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ESS와 태양광 발전을 연계한 사업 모델 발굴에 나섰다. 전기차 폐배터리는 ESS로 장기간 활용이 가능해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이를 재활용한 ESS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OCI는 한국 공주에 위치한 700k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와 미국 텍사스주에 마련한 4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실증 사이트로 제공하고, 전력변환장치(PCS·Power Conditioning System) 공급과 설치 공사를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ESS를 제공, 관련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제약·바이오 부문에서는 성장성이 높은 벤처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18년 부광약품과 50:50의 합작벤처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제조 중이다.

현재까지 OCI가 지분을 투자한 바이오제약 벤처는 4~5곳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신약 개발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 파이프라인에 투자해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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